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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으로 하는 영어 : The Intuitive Study of English> '감'은 뭐고 'intuitive(직관적인)'은 무엇이란 말인가? 한 번의 깨달음이 곧바로 영어점수로 이어지는 경우는 없다. 영어에서 꾸준히 고득점을 받고 있다는 것은 오랫동안 훈련하고, 암기하고, 반복했다는 것을 뜻한다. 이 책 제목의 의미를 해명하기 전에 '이해'와 '암기'라는 동떨어진 극단의 관계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심리학에는 적대적인 두 진영이 있다. 하나는 '게슈탈트 심리학'으로 현재 인지심리학으로 불리고 있는 진영과 그 반대편은 '행동주의 심리학'으로 과학을 강조하는 심리학이다. 게슈탈트 심리학에서 강조하는 학습은 암기가 아닌 통찰이다. 추상적이고 총체적인 원리를 익힐 때 부분적인 부분을 습득할 수 있다고 본다. 행동주의 심리학은 통찰에는 어떤 특별한 점이 전혀 없다고 지적한다. 그들은 가장 작은 단위를 점진적으로 학습할 때 일반적인 원리는 자동으로 깨우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수능에서 점수로 구현되는 것은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지식이다. 통찰은 구체적인 무언가를 좀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 암기를 대체해 줄 수 없다. 수능 영어에서 필요한 단어 10,000개 목록을 한 번 살펴본다면, 이해와 암기의 논쟁이 무색해 보인다. 이론은 훈련을 보조하는 역할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문법은 언어의 총체적인 원리이다. 암기를 강조하는 사람이라면 총체라는 단어를 '부호'로 바꿀 것이다. 점과 선으로 구성된 모스부호를 일정하게 묶어서 숫자와 알파벳 등으로 재부호화하면 뒤죽박죽 섞인 점과 선을 훨씬 쉽게 해석하고 암기할 수 있다. ··를1, ·-를2, -·를3, --를 4로 재부화하면 ·-··-·---·-·-···-를 ·-/··/-·/--/-·/-·/-·/·· 이렇게 쪼개서 24343331로 훨씬 쉽게 암기할 수 있다. 문법의 역할이 바로 이것이고, 총체도 결국 부호라는 단어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잠시 주제를 바꿔 <감으로 하는 영어>라는 제목에 대한 해명을 해보겠다. 이 책은 머리말에서 '감'보다 '암기'를 강조한다. 이 책에는 문법설명과 함께 그 문법을 이용하여 700개의 문장을 작문하게 시킨다. 설명이 아무리 명쾌할지라도 그 설명은 700개의 문장을 작문할 수 있게 시키기 위해 존재할 뿐이라고 말한다. 즉, 이 책은 문법서라기보다 '말하기/쓰기'훈련 교재의 성격이 더 강한 것이다. 고된 훈련은 결국 피할 수 없다.


통찰은 허상인가? 맞다. 통찰의 목적이 '기억'일 때, 통찰은 허상이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읽었을 때 깨달았던 통찰은 그런 것이 아니다. 통찰은 사랑이다. 학문에 대한 사랑이고, 진리에 대한 사랑이다. 저자는 '영어'를 너무도 사랑했다. 그것이 책에서 느껴졌다. 영어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이론과 논리가 이 책에 담겨 있었다. 정의(定義)를 탐구하고, 이것을 모아 한 편의 논술을 구성하고, 이것을 책으로 엮어 이론과 학설로 완성해냈을 때, 이해와 암기의 이분법을 넘어 '논리적인 사고'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암기와 훈련은 그 과정에 꼭 필요한 것들이다. 그러나 통찰은 수단을 넘어서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기 위해서 먼저 자신의 전공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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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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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후퇴할 위험은 최소한 앞으로 나아갈 기회만큼 큰 것입니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적어도 가진 것을 개선하는 데 쓰는 에너지만큼은 지키는 데에도 써야 합니다._c.s.lewis

나무닭 at 2016.03.02. 03:04

이 책 정말 훌륭한 영어학습서라고 생각합니다. 노암촘스키의 변형생성문법을 영어학습에 응용하여 만든 일종의 워크북이랄까요?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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