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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40~60 지문씩 국어공부를 하고 있는데, 하루에 모의고사를 5회분 푸는 것이 아니라,
한 지문에 한 문제, 총 40문제로 구성된 PSAT 언어논리 기출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이 훈련을 통해 제가 단련하고자 하는 것은 자신감입니다.
즉, 지문을 읽고 출제자의 논리를 구성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평가원 지문이라 생각하고 나머지 2~3문제도 머릿속으로 구성해보는 연습입니다.

명시적으로 드러난 문장들 사이에 숨어 있는 암묵적 문장들이 있습니다.
암묵적 문장은 지문과 출제자의 논리 사이의 간극을 메꿔줍니다.
암묵적 문장의 넓은 의미는 출제자의 의도이고, 좁은 의미는 이전 문장과 다음 문장을 연결해주는 무언가입니다.

예를 들어 2016 수능 A형 돌림힘 지문에서 나오는 개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돌림힘, 회전 상태 변화, 돌림힘의 크기, 알짜 돌림힘, 돌림힘의 평형, 회전 속도 변화, 알짜 돌림힘이 한 일, 회전 방향, 회전 운동 에너지, 회전 속도.

이 지문이 어려웠던 이유는 비슷하게 보이는 단어가 완전히 다른 뜻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회전이란 단어가 많이 등장하는데 회전 상태 변화와 회전 속도 변화, 회전 방향, 회전 운동 에너지 모두 뜻이 다릅니다.
이 의미를 모두 구별하여 기억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지문에 명시적으로 드러난 문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문제를 보고 개념이 기억나지 않아서 다시 지문으로 돌아갈 때 실수할 확률은 높을 것입니다.
대개 지문 전체를 다시 읽어야 되는 만큼 시간이 더 소요될 것입니다.

그래서 지문을 처음 읽을 때 암묵적인 문장까지 모두 읽는 것이 필요합니다.
암묵적인 문장이란 이전 문장과 다음 문장을 연결해주는 무언가입니다.
즉, 새로운 개념을 읽고 지식을 확장해나갈 때 이전에 배웠던 개념과 '비교(=연결)'하며 읽어나가는 것입니다.

처음에 '회전 상태 변화'라는 단어가 등장할 때 이것이 어떻게 시험문제로 응용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이 단어는 이후에 '회전 속도 변화'라는 개념을 익히고 이것과 비교함으로써 의미가 명확해지는 것입니다.
지문을 읽어나가는 것은 단순히 빈 유리병에 구슬을 쌓아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구슬을 쌓아가면서 모든 구슬의 색깔을 선명하게 변화시켜나가는 것이 지문을 읽어나가는 방법입니다.

지문을 읽다가 멈춰 서서 새로운 개념과 이전 개념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인위적으로 분석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부분을 이해하면서도 항상 지문의 전체적인 이해를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전에 배웠던 지식이 더 명확해져 가는지 늘 검토해가며 읽어야 합니다.

지문을 읽다가 멈춰 서서 해야 할 고민은 두 가지입니다.
1. 지금 읽는 명시적인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
2. 명시적인 문장들 사이에 존재하는 암묵적인 문장을 이해하는 것

명시적인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 던질 수 있는 질문은 단 한 가지입니다.
- 이 문장의 의미가 뭐지?

암묵적인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출제자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 그래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뭔데?
- 그래서 이 문장이 어떻게 시험문제로 출제될 수 있는데?
- 내가 지금 읽은 것하고 이전에 읽은 것하고 차이점이 뭐지?
- 이 문장.. 뭔가 의심스럽다. 다음에 나올 문장과 분명 비교해야 될 거야.
-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읽은 것들을 그림으로 요약하면 이것이고, 표로 요약하면 이것이고, 한 줄로 요약하면 이것인 거지?

이런 질문들을 암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 불길한 조짐이 들면 일단 멈추십시오.
분명 명시적 문장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만약 이해하지 않고 넘어갔다면 다음에 어떤 문장이 올 때 분명 잊어먹을 것입니다.
또한, 암묵적인 문장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만약 암묵적인 문장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이전에 읽었던 어떤 개념을 잊어버렸을 것입니다. 또는 어차피 문제를 읽고 다시 여기로 돌아올 것입니다. 시간 낭비하지 말고 지금 당장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넘어가십시오.

지문에 그림이 나오면 개념들을 그림에 차근차근 연결하며 읽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우리는 이해하지 않고 넘어가는 습관을 갖고 있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걸 인정하면 유익이 있습니다.
'나는 이해하지 않고 넘어가는 습관을 갖고 있다. 그러니까 더욱 조심해야지. 불길한 조짐이 들 때마다 이해하고 넘어가자.'

국어든 영어든 부분적으로 이해해서 풀 수 있는 문제는 많지 않습니다.
설사 그런 문제가 있다고 해도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면 더 시간 낭비입니다.
완전하게 이해해서 얻는 시간상 손해는 여러분이 생각했던 것보다 크지 않습니다.
시험문제가 내가 예상했던 부분에서 나오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자신감이 많이 상승합니다.
물론 지문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완전하게 이해했을 때와 부분적으로 이해했을 때 지문으로 다시 돌아가는 행위의 질적 차이는 매우 큽니다. 어떤 부분을 다시 읽어야 할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고, 읽을 부분도 작습니다.

지문을 읽어나가면서 이전에 읽었던 것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나가는 것. 애매한 부분을 발견하고 명확하게 만드는 것. 시험문제와 선지를 스스로 구성해나가는 것. 저는 이것을 지문완성이라 부릅니다.


ps. 비문학, 간접쓰기, 빈칸추론은 반복된 훈련을 통해 이러한 작업을 쉽게 해낼 수 있습니다. 화법과 작문, 문법, 문학, 지칭추론에 이 원리를 적용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실력 있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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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사람이라면 적어도 가진 것을 개선하는 데 쓰는 에너지만큼은 지키는 데에도 써야 합니다._c.s.lew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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