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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깡

콕콕 [군대썰] 군대썰 01

전역때까지 말년휴가로 거의 대부분 나와있고 다음달 전역인데 딱히 할것도 없어서 매일 군대썰 씁니다.


이 글이 군대에 입대하고자 하는 수험생/대학생들에게 어느 정도 도움될 유사 체험이 되었으면 합니다.









2016년 1년동안 인생을 아스트랄하게 살았다. 좋은 의미가 아니라 나쁜 의미로.


20살부터 23살까지 마신 술의 몇 배를 24살, 그러니까 2016년 한 해동안 마셨던것 같다.


토/일은 그냥 잠을 전혀 자지 않고 놀았다.


그렇다고 누군가와 교류를 하며 논 것은 아니고 주로 PC방에서 게임을 하거나 항상 만나는 친구들끼리


항상 가는 곳으로 술마시고 안주먹고 어제 했던 이야기 또 하고


주제가 한 번 쯤 바뀌는 일은 가끔 있었는데 2~3주에 한 번씩 바뀌고는 했다.


게임이야기부터 뭐해먹고살지, 온갖 이야기들이 다 나왔는데 너무 뻔한 패턴이었다.




절박할수록 더욱 열심히 공부를 한다고 하는데 나는 상황은 절박한데 점차 해가 지날수록 그 절박함이 무뎌지는것 같았다.


무엇부터 해야할지 몰랐다. 과외를 나름 열심히 했는데 너무 똑똑한 학생은 내가 가르칠 것이 없었고


너무 기본지식이 없는 학생 몇 명은 처음부터 가르쳐주어야 하다보니 


그렇다고 내가 딱히 잘 가르치는것 같지도 않았다. 열심히 하긴 했는데 잘 하는건 별개의 일이었던것 같다.




잠을 거의 자지 않고, 술만 마시고 술병나서 끼니를 또 거르고 위가 쓰릴때마다 겔포스 먹고


머리 아플때마다 이지엔 하나씩 까서 먹고 그런 날들이 거의 매일 반복되듯 1년을 살다보니 


그렇다고 매일 술만 마신건 아니고, 아침부터 오후 5시까지는 괜한 복수전공 신청으로 거의 갈리다시피 학교 수업을 들었고


복습도 못 한 채로 매주 화/목은 강남에 가서 3시간씩 과외를 하고 돌아오면 11시


카톡을 보면 어김없이 오늘 파티 장소가 공지되어 있었고 그곳으로 가면 내 또래의 대부분이 이미 군대를 갔다온 상태였고,


미필은 돈 내는거 아니라면서 그래도 술은 공짜로 마셨다. 하루는 너무 미안해서 안주값이라도 내려고 했는데


그거마저도 박탈(?)당하고 공짜술 개이득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그 친구들이 훈련소에 인터넷편지도 써주고


손편지도 보내주고 생일때마다 부대로 과자도 한 박스씩 보내주니 외롭지는 않았던것 같다.




여튼 대충 이런 생활패턴으로 살다 보니 몸이 괜찮을리가 없었다.


오랜만에 내려간 집에서 어머니께서 내 몸 상태를 보고 놀라시면서 잉어랑 붕어를 넣고 한약재 여러개 넣고 한약을 지어줬다.


나같은 쓰레기 인생이 뭐 잘했다고 집에서 이런거 받아먹나 싶어서 거절했는데


결국에는 한약 하루씩 먹다보니 다 먹었다. 물론, 한약도 먹고 술도 먹고.



내 몸 상태가 어땠냐면,


키 163cm에 몸무게가 48kg. 그 때 당시 공익 기준 근처였기에 공익으로 갈까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집에서 공익을 가면 호적에서 파버린다(?) 수준의 이야기를 해서 공익으로 가는 꿈은 연말로 가면서 점차 희미해졌다.


물론 그것만이 이유가 아니라, 집에서 짐짝취급 당하는것이 솔직히 그렇게 취급당해도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도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고, 군대에서 뭔가 사회와 그래도 어느 정도 이상으로 단절된 상황에서 정리할 시간 정도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살 1kg만 더 빠지면 완벽하게 공익이었고, 솔직히 이대로 추세에 식단만 살짝 조절하면 금방 1kg 자동으로 빠질것 같아서


식단조절 했던 적도 있었다.



인풋의 대부분이 술과 샐러드, 고기는 거의 없고 가끔 먹는 고기라고는 맥날에서 안주용으로 산 맥너겟 몇 조각


그마저도 IPA 맥주랑 가끔씩 소주랑 섞어서 먹으니 살이 찔 리가 없었다.


아침에 다 게워내고 두통약먹고 속 쓰리다고 겔포스 알마겔 이런거 먹고...


8~9월쯤 되니 아침에 일어날때마다 코피가 흘렀고 잔기침이 끊임없이 났고, 일주일에 한두번꼴로 침대에서 일어나다가 어지러워서 다시 배게에 머리박고 앞이 캄캄해지는 그런 일이 주기적으로 일어났다. 아마 지금 생각해보면 빈혈에 영양실조 증세가 겹쳐져서 그런게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원래 허약한 기관지가 환절기 되면서 독감 앓으면서 더 허약해지기도 했고.




하수처리장 공익 이야기가 아마 가장 나한테 결정적으로 선택의 계기가 된 것 같다.


집 근처 이발소 아주머니 아드님께서 하수처리장에 공익으로 가게 되었는데 거기에 숙소가 또 있어서


군대처럼 휴가를 써서 나와야 한다고 한다. 어쩌다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머리가 디게 짧았다.


군인인줄 알았다.




여튼 여러 계기가 엮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카투사 떨어지고 난 뒤 울분으로 공군 10월인가 11월에 지르고


(카투사는 주위에 된 사람이 별로 없네요. 한 다리 건너서는 꽤 있는데 그나마도 동두천 같은 전투부대에 몇 명 있고, 용산 한 명 있고.)


토익성적, 봉사시간(그래도 나름 쓰레기 같은 삶에서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싶은 마음에 가끔씩 했던 봉사가 가산점이 되었다. 가산점 풀로 받으려고 집 근처 도서관에서 몇 시간 더 하긴 했다.), 헌혈(처음에 몸무게때문에 안해주려 하는거 물 많이 마시고 버거킹 세트 억지로 쑤셔넣어서 몸무게(?) 불리고 다른 곳에 가니까 49kg에 소숫점 얼마 더 이렇게 떴다. 상담했던 분이 권장드리지는 않는다고 했는데도 결국 하긴 했다. 가장 적게 뽑는걸로), 한국사


등등 가산점 받은게 있어서 공군은 문 부수고 합격했다.


그랬다. 2017년 1월 9일 나는 진주 공군교육사령부로 가서 훈련을 받아야 하게 되었다.








군대 가기 직전에 오히려 술을 더 덜 마신것 같다.


주위 친구들 몇 그룹들을 날짜별로 나누어서 약속을 주르륵 잡고


신촌 네이버후드에서 피자랑 맥주도 마시고 (진짜 졸맛이었음)


목동에서 어바웃치킨 5명이서 3마리로 나눠먹고 와 양많다 이러면서 남은 치킨 싸오고


막 평양냉면집 돌아다니고 강남에서 과외제자로 만났다가 그 다음해(2016년)에 베프(?)된 친구랑 맛집도 돌아다니고


페이스북으로 알게된 사람들 모임에 가서 연어섭취 당하고(?) 오고 - 아직도 이 사진은 내 노트북 바탕화면 사진이다.


술을 끊으니 그나마 좀 정상인구실 하게 되었다. 습관적으로 찾아오는 기면증, 어지럼증, 코피, 구토감, 잔기침 다 사라졌다.


살도 붙기 시작했는데, 12월 중순쯤 기말 마치고 집 내려가서 부모님이 나보고 뼈다구밖에 안남았다고


강제로 아침에 사골국물에 국물양의 절반정도는 차지할거같은 고기 썰어넣어서 밥 말아서 억지로 먹였고

(아침 계속 챙겨주시는거 부담스러워서 혼자 챙겨먹겠다고 하다가 "니 혼자 먹는다고 해놓고 안먹을거잖아" 소리에 나가떨어졌다.)


그렇게 2주간 고기 먹고 비타민 영양제에 칼슘 영양제, 철분제 등등 여러개 집에 아버지께서 먹으려고 둔거 2주치 뺏어먹으니(?)


살이 꽤 많이 붙어서 50kg을 넘겼다. (물론 지금은 부대 안에서 냉동음식 계속 먹고, 디씨 헬갤러로 추정되는 선임-가끔 치는 드립이 헬갤러식 드립이었음 내복 어쩌고 하는거-에 의해 강제 헬스를 하고 강제로 단백질쉐이크를 먹게 되다보니(?) 살도 붙고 근육도 붙어서 60kg을 넘었습니다. 돼지임.)


과외 알바 등으로 번 돈을 친구들이랑 먹는데 꽤 많이 썼고, 부모님께서 계속 사주시려는데 그냥 내가 몰래 꽤 많이 계산했다.


그리고 남는 몇십만원은 진짜 나한테 고마웠던 지인들 몇 한테 치킨, 커피, 케이크 같은 기프티콘으로 다 뿌렸고


마지막으로 남는 돈은 스포일러 방지용으로 어디 썼는지 지금은 공개하지 않는다.




--------------------------------------------------------------------




2017년 1월 9일. 날씨가 굉장히 맑았다. 기분은 뭣같은데 날씨가 맑으니 더 기분이 더러웠다.


니 군입대를 축하해~ 이런 음성이 막 들려오는거 같았다.



진주에서 육전이랑 냉면이 유명하다는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내가 곧 군인이 된다는 느낌이 조금 두렵기도 하고 긴장되어서 먹는둥 마는둥 하다가 또 안먹는다면서 혼났다.


그리고 차 안에 타서 잠시 잠이 들었는데 깨어나보니 이미 부대 안에 차가 들어와있었다.



공군은 입대 기수마다 홀수달 입대는 2대대 혹은 4대대, 짝수달 입대는 1대대 혹은 3대대에 배정받는다.


3대대가 가장 신축, 4대대가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쉽게 말해서 3대대는 호텔, 2대대는 모텔, 1대대는 원룸, 4대대는 폐가


디씨 공군갤에서 이렇게 불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2대대일지 4대대일지는 입대 당일 오후 되어서야 알 수 있다.)




연병장이라고 불리는 곳 의자있는곳에 부모님이랑 같이 앉았다.


나 말고도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전부 다 짤막한 스포츠형 머리였고, 일부는 사회에서 길었던 머리 그냥 그대로 온 사람도 있었다.

(어차피 들어가고 2주차에 1mm만 남겨두고 두피가 그대로 다 드러나도록 바리깡으로 밉니다. 대충 밉니다. 얼마나 대충 미냐면 바리깡이 두피를 한번씩만 다 스치고 지나가서 바리깡 밀었던 라인따라 줄이 다 보이는 정도)



"아름다운 강산"이라는 노래와 싸이 노래에 총돌리기를 시전하는 의장대


그리고 부모님들의 박수갈채. 이 와중에 끝까지 박수 안치고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나와 같은 빡빡머리들 ㅜㅜ



휴대폰으로 "ㅂㅂ" 라고 카톡 주르륵 다 치고 전원 끄고 부모님께 드리고


한 5분 지났나, "이제 여러분들의 든든한 자식을 국가의 품으로 보내야 할 때입니다. 저희는 부모님 여러분들의 마음처럼 한 사람 모두 소중하게, 하지만 강인하게 키워서 6주 뒤 가정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뭐 대충 이런 말을 하길래


잘 갔다오겠다는 짤막한 한 마디 하고 바로 연병장 줄 따라 섰다. 서울, 대구, 경기 어쩌고 하는 식으로 대열이 나뉘어있었고


내가 사는 지역에 서있었다.




부모님 보는 마지막이라며 거수경례 하라고 하는데 내 왼쪽에 있는 사람은 왼손으로 거수경례하고


오른쪽에 있는 사람은 팔 각도가 이상했다.




경례하고 난 뒤 주르륵 제 5전천후라는 곳에 들어간다.


당시 1월이라서 바람이 꽤 많이 불었고, 바람도 추웠다.


파란색 천막이 큼지막하게 쳐지고 외부와 거의 차단된 5전천후에 들어가니 이제서야 내가 입대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들어가서 마이크를 잡은 어떤 빨간모자를 쓴 사람이 앞으로 나오더니


뭔가 주의사항을 설명했다.



계속 들으면서 기다리다가 국방부 소속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카드리더기 같이 생긴거에 노트북 연결해서


입대장병들 대상으로 나라사랑카드 리더기에 찍게 했다.


전체 다 찍고 난 뒤에 화장실 갈 사람들 가라고 했다.


그때 오줌마려운 사람들이 있었는지 후다닥 꽤 많이 뛰어갔다.


그러자 빨간모자 쓴 사람들이 갑자기 겁나 크게 소리지르고 뛰어다니지 말라고! 하면서 고함질렀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건 조교 할아버지가 온다고 해도 통제 못 할 정도로 우르르 몰려갔었다.


하긴 대충 3시간 정도 안에 앉아있었고, 분명 대부분은 군 입대 전 사회에서의 마지막 식사라면서


겁나 먹고, 겁나 마시고 왔을텐데 화장실 가고싶은게 당연하긴 할거다.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될때까지 한 30분정도 걸렸고


30분정도 지나자 대대별로 구분해주었다. 가소대번호라고 24432같으면 2대대, 4중대, 4소대, 32번 훈련병 이런식이다.


물론 첫번째 일주일동안은 밖으로 튕겨나갈 사람들 (꽤 많습니다. 한 10%정도의 인원은 튕겨나갑니다.)


섞여있으니 그렇게 고함 막 지르지도 않고, 얼차려 심하게 주지도 않는다.


가소대 번호인 이유가, 일단 저런 사람들이 1주차에 다 빠져나가고 1주차 마지막날에


그 사람들 자리 다 메우고 너무 많이 빠져나가면 소대 하나를 다 해체시키고 다른 소대로 붙이는 식으로


다시 중대, 소대, 훈련병 번호를 배정하기 때문이다. 내가 있던 소대가 사람들이 너무 많이 빠져나가서 그런건진 몰라도


해체되어서 전부 다른 소대로 배정되었다. (대대가 바뀔 일은 절대 없다. 그러니까 3대대, 2대대로 처음 딱 발표난 순간 안심해도 되고, 1대대야 뭐 그럭저럭 지낼만하니까. 4대대로 배정받은 순간 이제 훈련소 헬게이트가 열리는 것이다. 내 지인은 4대대에서 지네 물리고 너무 심하게 부어서 수진갔다왔다.)




2대대 배정받고, 2대대 주임원사님께서 내가 배정받은 소대의 소대장 역할을 맡게 되었다면서


훈련소에서 쓰면 안되는 물품들을 쭉 말해주셨고, 그 지침에 따라 집으로 보낼 택배박스에 옷들을 다 넣고,


바디/페이스 겸용 로션 안된다는 경악스러운 지침에 (우르오스 바디/페이스 겸용...) 그것도 눈물을 머금고 넣고...


체련복으로 일단 갈아입었다.



첫번째 날이 저물어 가고 있었다. 디데이 730일 중 첫 번째 디데이가 삭제되는 날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1주차에 얼마나 심심하게 보내게 될 지 몰랐다.


진짜 하루종일 시간 보낼 컨텐츠가 옆에 있는 교본 읽거나, 소대 사람들과 잡담하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 적어도 첫날은 시간은 빨리 가더라. 다음날이 안가서 그렇지.




(2편에 계속)




#군대썰 #인원 #디씨공군갤 #대부분 #전천 #카톡 #공익 #이야기 #공짜 #강남

솔로깡

That which we call a rose by another name would smell as sweet.

장미는 다른 이름으로 불려도 여전히 향기로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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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설이
2등 설이

러강 772기엿내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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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7
2018.11.07.
fatis
3등 fatis

넘 군대 ㅠ

이 댓글을 신고합니다. 취소 신고
22:40
2018.11.07.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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